나를 찾고 싶거든 건명원을 찾지 말자.
진정한 나를 찾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. 나도 그랬다.
빛을 세우는 것은 무엇을 얻는 것이 아니다.
밝은 빛 속으로 잠긴 사람은 지극히 자연스레 눈이 먼다.
온전한 빛에서 눈이 멀어 보이는 빈 어둠이
빛이 닿는 세상 모든 것들의 본색임을, 건명원이 보인다.
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.
나를 잃어서가 아니다.
언제나 그랬음이 보일 뿐이다.
공허는 불안을 내려준다.
내리는 불안이 넘치면 숨 차올라 살고,
내리는 불안이 적어도 숨 막히게 산다.
비가 오거든 자랄 준비를 마치자.
비는 자유의 선물이며,
빈 세상은 자유로워 색을 갖는다.
건명원을 열어 앞마당의 빈 텃밭을 보라,
당신과 세상을 담아온 그릇이 여기 있다.
나를 잠시 놓고 불안을 만끽하길 바란다.
강성훈, 권동원, 김성환, 김유진, 김지원, 김지훈, 김호연, 박경덕*, 박새암, 박서인, 박치호, 서현우, 신동욱, 신동희, 신준철, 윤명해, 이기창, 이수연, 장경수, 조은수, 조현식, 한박소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