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까다로운 사람이다. 그런데 건명원에서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다.
밥벌이에 대한 다급함도 다르고, 유머코드도 다르고, 분노하는 사회 문제도 다르고,
일하는 방식도 다르고,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모습도 다 다른 사람들이다.
단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한 명 한 명 다 나만큼, 아니면 더 까다롭다.
그런데 우리가 일주일에 두 번 시간을 꼭 맞추어 꼬박꼬박 같은 방에 모였다. 그것도 모자라 같이 여행을 가자고 세 번이나 단체로 짐을 꾸렸고, 함께 책을 읽어보자고
십수 번 더 만났다.
아직도 설명이 잘 되지 않지만 이들이랑 함께 있으면 내가 오히려 더 잘 보인다.
이들이 내가 최선을 다해서 내어놓은 작품을 비판하면 오히려 힘이 난다.
이들이랑 의견차이가 생기면 말을 그만두고 싶은 것이 아니라 더 격양되더라도
무슨 얘기를 왜 하고 있는지 끝까지 알아내고 싶어진다.
고동균, 고서래, 김유민, 김주희, 류승희, 문혜원, 신규민, 안태인, 양익제, 이동빈*, 이슬기, 이승준, 정연섭, 정의준, 차현호, 최윤성, 하나희, 하수정, 허미호